POINT of VIEW 2007.10.11 00:54

흔히들 국제화 시대라고도 하고 이젠 영어 정도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반드시 갖추어야 할 ‘덕목’ 중 하나라고도 하는 것을 보면 지난 시절, 그저 대학 간판만 있으면 평생 먹고 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었던 그런 시절은 분명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은 모양이다. 이런 변화와 시대적 위기의식의 결과가 최근 불고 있는 어학연수 라고 하는 ‘유행병’으로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다. 좀 과열된 모습이랄까?

이곳 현지에서 생활을 하다 보면, 어학연수 차 필리핀을 방문한 학생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학생들이라고는 하지만 그들 중에는 휴학을 하고 온 휴학생, 군제대 후 복학 전까지의 시간을 활용하고자 하는 예비역들, 몇 년 직장 생활 끝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홀연히 외국생활을 시작하는 늦깎이 연수생 등 ‘영어’ 라는 동일한 목적 외에는 각기 다른 다양한 목적과 계획을 가진 각양각색의 ‘학생’ 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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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의 경우 그들은 영어 때문에 적잖은 고생을 한 경험이 있다거나, ‘영어’ 라는 간단치 않은 벽을 넘어서야 그 다음 ‘인생의 진도’를 나갈 수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때문에 ‘초짜 연수생’ 들의 경우 그들의 표정과 눈빛에서 조차 그 비장함이 느껴질 정도이다.

6개월 또는 1년 정도가 지난 시간, 계획했던 연수기간이 끝나고 한국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은 어떠할까? 과연 비장한 표정에서 느껴지던 처음의 그 계획과 희망처럼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개선장군의 모습일까?

대부분의 학생들이 본인이 목표한 만큼의 성과를 이루고 귀국을 하게 되는 경우가 되지만, 적잖은 수의 학생들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실망과 후회를 가슴에 담고 귀국을 하게 되는 것 또한 현실이다.

귀국을 앞둔 연수생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하나 발견하게 되는데 목표한 만큼 영어실력을 이룬 연수생이건, 그렇지 못했던 학생이건 연수기간 동안의 공부의 양과 질을 비교해 보면 그리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누구나 자신의 생활을 정리하고 멀리까지 떠나온 연수생활을 헛되이 보내지는 않는다. 그렇게 대부분의 연수생들이 자신들에게 주어진 시간 동안 열심히 공부를 하고 성실하게 생활을 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결과’ 에서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연수의 준비과정’ 에서의 차이 를 가장 큰 이유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외국까지 나와서 어학을 배우는 이유는 한국에서는 접할 수 없는 환경과 상황 속에서 언어를 배우기 위함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한국의 영어학원들을 뒤로하고 산 넘고 물 건너 ‘외국’ 현지까지 나오게 되는 것이 바로 어학연수이다.

그런데 간혹 연수생 중에는 당연히 어학능력을 키우기 위한 현지의, 한국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다양한 ‘영어환경’의 장점들을 활용하기 보다는 미처 준비하지 못한 ‘기본기’를 다지는데 연수기간의 대부분을 할애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현지의 영어연수 프로그램과 함께 영어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현지의 친구들을 만나고 어학원에서, 서점에서, 카페에서, 쇼핑몰과 극장에서 영어를 접하면서 영어를 실생활에서 배우고 익혀야 하는 것이 연수의 주된 목적일 것인데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적어도 당신이 연수를 계획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항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어학 연수는 ‘영어를 배우러’ 가는 것이 아니라 ‘머릿속에만 있는 영어를 몸 밖으로 끄집어 내어 당신의 생활에 적용시키는 과정’ 이라는 사실 을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지에서의 연수기간 중 에는 물론이고 한국에서 연수를 출발하기 전부터도 상당한 수준의 ‘머릿속’ 준비가 필요하게 된다. 열심히 하겠다는 ‘마음속’ 의 준비만으로는 부족하다. 물론 영어를 잘 못하기 때문에, 영어가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영어를 공부하러 왔을 테지만, 적어도 현지에서의 연수 과정 대부분의 시간을 단어를 외우거나 문법 책을 뒤적이는데 할애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어쩌면 당신은 아직 준비가 더 많이 필요한 예비연수생일 것이다.



충분히 준비하지 않고 떠나는 어학연수, 그건 어찌 보면 기초 체력과 아무런 사전지식도 없이 히말라야와 알프스를 넘고자 하는, 어쩌면 그 이상의 ‘욕심’ 에 불과한 것일지 모른다.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얻고 목표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은 어학연수에서도 여전히 적용되는 세상의 진리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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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커리어다음을 통해 연재 되었던 내용을 발췌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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