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INT of VIEW 2011.12.20 18:50

필리핀 남부 비사야스와 민다나오 지역에 큰 비가 내려 인명 피해가 1000명이 넘었다는 소식이 전해져 옵니다.

같은 필리핀이라고 하더라도 비사야스나 민다나오 지역은 사실 수도인 마닐라에서 생각하자면 무척 먼~ 거리에 위치한 곳이라서 매스컴을 통해 접하게 되는 소식으로는 직접적인 느낌을 갖기가 쉽지는 않지만, 천명이 넘는 인명피해가 있었고, 특히나 우리 교민의 피해도 있었다고 하니 안타까운 마음은 더욱 커져만 갑니다.
이번 피해로 가족을 잃으신 분들께 위로의 마음을 전해드리고, 그밖에 경제적, 정신적 피해를 입으신 분들도 모두 용기 잃지 마시고 하루빨리 복구가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이런 자연 재해는 자연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초라한 존재인지 그리고 또 왜 이런 상황에서 늘상 피해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크게 다가오게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안타깝습니다.

얼마전 Area-3 에 다녀왔습니다.
Area-3 이 어디냐구요? 이곳은 그 흔한 바랑가이 이름 하나 없는, 도시의 빈민들이 모여 사는 한 이름없는 조그마한 동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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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곳은 필리핀에서도 부유층이 살고 있는 고급 빌리지촌과 불과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작은 마을 입니다. 이곳 사람들 대부분은 이곳에서 태어나 성장하고, 다시 이곳에서 가정을 꾸리고, 그렇게 평생을 이곳에서 살아온 사람들 입니다. 아버지도, 그 아버지의 아버지도 그랬고 지난달에 태어난 아기도 그 삶의 대부분을 이곳에서 보내게 될 것입니다. 바로 이름도 없는 땅, Area-3 에서 말이죠.

마을 입구에서 만난 아이들. 사진을 찍고 나니 맨발인 아이들의 발이 보입니다.


그런데 한가지 나쁜 뉴스가 생겼습니다. 절대로 일어날것 같지 않았던, 일어나기를 바라지 않았던 일이 생기게 된 것입니다.
대부분의 빈민촌 (특히나 고급빌리지에 인접해 있는 빈민촌에서라면 특별할 것도 없는 일이지만) 바로 이곳 Area-3의 개발소식이 전해진 것입니다.

Area-3의 개발 계획이 발표된 이후 이곳의 생활은 이전과 많이 달라졌습니다.
오랜시간동안 방치되었던 이땅에 땅 주인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속속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서로가 자신들의 땅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분쟁과 법정 싸움으로 이제 이 땅을 빌어 생활에 왔던 Area-3 사람들은 더이상 자신이 살던 집에 물이새는 지붕을 고친다거나, 집앞 공터에 빨랫줄을 매단다거 하는 '행위' 들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더이상 새로운 빨랫줄을 걸 수 없어 풀위에 빨래를 널어놓았습니다.


판결이 있기까지 벽돌 하나라도 옮길 수 없다는 법원의 판결을 받았을때만 해도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을 Area-3 사람들의 생활은 그렇게 점점 더 '불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Area-3 사람들은 오히려 그 '불편함' 이 계속되기를 바라는 눈치입니다. 그 불편함이 사라지게 되면, 그러니까 법원에서 이 땅의 주인이 누구인지 결정이 나게 되면 아마도 이곳 Area-3 의 사람들은 새로운 거처를 찾아 뿔뿔히 흩어져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들 있기 때문이죠.

사람이 터를 닦고 지붕을 올릴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이미 빼곡히 집들이 들어서 있는 이곳 마닐라에서 새로운 터전을 찾아 삶의 본거지를 옮긴다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만큼 그리 녹녹한 일은 아닙니다. 어쩌면 벽돌하나를 옮기지 못하며 살아가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 가며 살아가는 것이 이곳을 떠나는 것보다는 나을지 모르겠습니다. Area-3 사람들의 생각도 그렇습니다.

Area-3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식구들이 들어가 지낼 조그마한 움막집 뿐만은 아니었습니다. 도시의 빈민가 아이들이 그렇듯, Area-3 아이들도 교육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사회구조 자체가 가난이 대물림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는 하지만, 이 아이들에게 세상을 살아갈 기본적인 교육의 기회마저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잠깐 그곳을 방문했던 제게도 큰 절망감으로 다가왔습니다.

마을 공동 우물입니다. 식수로 사용이 불가능해 보입니다.


필리핀의 공립학교는 대부분 부모의 소득을 기준으로 학비를 지불하게 되어있습니다. 때문에 이런 빈민촌의 아이들은 대부분 학비없이 학교에 다닐 수 있는 '권리' 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 Area-3 의 경우는, 바깥세상(!) 으로 나와야 할 경우 유일한 출입구인 고급빌리지촌의 도로를 이용해야 합니다. 물론 부근 공립학교까지의 거리도 아이들이 걸어서 다닐 수 있을 만큼의 거리로는 무척 먼거리이긴 하지만 무엇보다도 문제는 바로 그 '고급빌리지' 에서 아이들이 "Area-3 지역을 벗어나 자신들의 동네에서 돌아다니는 것" 을 바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아이 한명당 하루 85페소 가량의 교통비와 고급빌리지촌을 가로질러가야 하는 용기(!), 아이들의 등학교길을 가로막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이 장벽 때문에 Area-3 아이들은 오늘도 세상을 만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곳에도 선거철엔 사람들이 찾아오나 봅니다.


올 겨울, 그러니까 내년 학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Area-3 의 아이들을 위해 지프니를 한대 마련할 계획입니다.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했을때, 이 아이들을 학교까지 데려다 줄 지프니를 구입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 인 방법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결론을 내렸습니다!!

과연 Area-3 아이들이 학교에 다닐 수 있는, 그 아이들을 위한 지프니 마련 프로젝트를 올겨울 성공할 수 있을까요?

Area-3 아이들이 세상과 만날 수 있을까요?



Area-3 아이들이 이 문을 열고 세상과 만날 수 있도록 응원해 주세요. @PHILINS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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