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INT of VIEW 2007.05.29 15:37


4월. 좀 이르다 싶으면 3월 중순이면. 그러니까 방학이 지나고 한두 달이 지나면 심심찮게 ‘필리핀 어학연수’에 대한 언론 보도를 보게 된다. 신문이나 방송 매체의 특성상 ‘좋은 일’보다는 ‘사건 사고’소식이 더 많을 수 밖에 없다.

물론 몇마디의 글을 통해 필리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부의 잘못된 모습들을 정당화 하려고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현지의 상황에 대해 이해 부족 때문에 갖는 편견이나 오해가 다소나마 해소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일 뿐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지난 3월18일 방송된 KBS의 ‘취재파일’이라는 프로그램을 먼저 살펴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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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내용처럼 보통 한국의 여름·겨울 방학 시즌에 10만여 명의 학생들이 어학연수 목적으로 필리핀을 방문한다. 항상 필리핀에 대한 얘기를 할 때면 꺼내게 되는 얘기지만 이번의 경우도 역시 ‘그릇된 가정’에서부터 얘기가 시작된다.

“특히 필리핀은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는 데다 한국에 비해 4분의 1 정도 밖에 되지 않은 싼 물가 때문에 수업료나 생활비가 적게 들어 최근 가장 각광 받는 연수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필리핀의 물가가 싸다? 필리핀 물가에 대해 약간의 경험을 해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물가가 결코 싸지 않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한가지 예로 필리핀의 모든 공과금 및 생활비의 높낮이를 조절하는 휘발유 가격을 살펴보자. 오늘 현재 필리핀의 휘발유 가격은 ℓ당 약 35페소. 우리 돈 700원 정도다.

한국에서의 휘발유 가격과 비교해 보면 분명 낮은 수준이다. 다만 1ℓ의 휘발유로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 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필리핀에선 차량 운행 때 1년 내내 에어콘을 켜야 한다. 한국이라면 연비가 ℓ당 10km가 넘을 수 있지만 필리핀에서는 일반 배기량 1600㏄ 승용차의 경우도 5km 남짓한 거리를 운행할 뿐이다.

이번엔 음식을 보자. 언어를 공부하는 어학연수는 단순히 말만을 배우는 과정은 아니다. 그 나라의 문화. 말의 쓰임을 함께 느껴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하지만 필리핀의 한국 유학생들은 사정이 다르다. 한국 학생들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하숙집·기숙사·홈스테이에서는 ‘3식을 모두 한국식’으로 제공한다며 자랑한다.

또 다른 문제는 바로 요리사다. 기숙사나 홈스테이의 식사를 담당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필리피노 요리사’들이다. 손맛을 중시하는 우리네 입맛을 고려하면 필리핀식 한국 음식은 한국 학생들의 입맛을 만족시키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물론 필리핀에서 한국 음식의 가격은 ‘필리핀은 물가가 싸다’는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한번 더 짚어준다.

다음은 교육을 담당하는 강사의 자질 문제이다. 방송을 보고 조금 의아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현지에서 강사를 공급한다는 업체에 대한 사항이다. 내가 알고 있는 한 한국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한인 어학원에서는 업체를 통해서 강사를 구하지 않는다. 대부분은 학원내의 자체 채용규정에 따라 서류심사와 인터뷰 등을 통해 강사를 채용한다.

물론 방송에서처럼 강사의 자질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학생을 맡기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지만 ‘경력이 2개월’이라는 점을 두고 ‘자질이 부족하다’고 판단하기에는 좀 문제가 있지 않을까? ‘자질이 부족한 강사’는 경력의 문제라기 보다는 교사로서의 마음가짐의 문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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