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INT of VIEW 2006.11.03 03:08

한국에서라면 좀 다른 얘기가 될지 모르지만, 필리핀에서 일제 자동차를 산다는 것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 되곤 한다.

2, 3년 전.. 뭐 고심끝에 기아에서 나온 승합차 한대를 구입했었던 적이 있다.
차량 가격도 물론 일제 브랜드들에 비해서 저렴한 편이긴 했지만, 그 알량한 애국심 때문이었는지 중고차 매장에 놓여있던 파란색의 승합차를 잔금까지 치르고 끌고 나오면서 입가에 미소를 짓던 일이 생각난다.

한달여 정도 되었을까? 마닐라에서 북쪽으로 놓여있는 북루손고속도로(NLEX) 위에서 녀석이 드러누워버리고 말았다. 견인을 해서 녀석을 집까지 끌고오는 정도는 사실 녀석과의 모진 인연의 시작에 불과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 후로 두달간.. 난 무슨 불치병 환자에게 이식할 장기 기증자라도 찾는 심정으로 필요한 부품을 찾아서 마닐라를 온통 뒤지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

결국 겨우 움직일 수 있을 정도까지 회복(!!) 을 시켜 떠나보냈지만~ 그때의 기억을 생각해 보면 가끔 길거리에서 만나는 같은 기종의 차를 볼때마다.. 혹시 "그녀석" 이 아닌지 유심히 보게 된다.

필리핀에서 살면서 한국산 자동차와의 인연은 거기까지였다.

요즘들어서 필리핀의 휘발유가격이 40페소대를 넘나들면서.. 지금까지 별로 고려하지 않았던 자동차의 "연비" 에 대해서 고민을 하게 된다.
"권위" 의 포드 익스페디션 도 이젠 중고차 시장에서는 뒷줄에 전시되어 있는걸 보니 이런 고민은 비단 나 혼자만의 것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10월 한달동안 중고차 시장을 꽤 돌아다녔다. 중고차 구입을 부탁하는 분들을 도와드리느라 발품을 팔았지만, 사실 내 조언은 한결같이 "연비" 와 "부품 수급" 에 대한 사항들 뿐이었다.

스타렉스가 필리핀 가정에서 선호하는 차 라는 점이 자랑스러웠던 것과 나라면 한국산 차를 "적어도" 필리핀에서는 다시는 구입하지 않겠다.. 라는 생각을 동시에 하게 되는 것은 왜인지...

어쨌든 지난 얼마간의 기간동안 기름먹는 하마라고 불리우는 포드차, 연비와 부품수급 면에서 월등한~ 일본차들을 선택하게 되었다.
내가 그들에게 "애국심" 을 한번더 강조했더라면 다른 결정을 하게 되었을수도 있었겠지만, 그 후로 그들이 겪게될 경제적, 심리적 고통에 대해서 너무도 자신이 없었다고 할까? 아마.. 그랬었던 것 같다. 그때 내 마음이 말이지... ㅡㅡ;;





"필리핀이 궁금하세요? 그럼 필인사이드를 구독하세요!!"